윤석열 대통령이 2일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 대화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공의들이 이런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의정 갈등이 해결될 발판이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전공의들이 아직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대화 성사 가능성은 미지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대국민담화를 통해 의료계가 합리적 근거와 통일된 안을 제시하면 정부의 2000명 의대 정원 방침을 수정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여권 관계자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길어지면서 국민들이 겪는 불편이 커지고 있고, 불안하다는 인식도 늘고 있다”며 “대통령으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는 전공의와 대화하고 싶다는 대통령실 입장이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브리핑 직후 나온 것에 의미를 두고 있다. 조윤정 전의교협 홍보위원장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이 먼저 팔을 내밀고 어깨를 내달라”며 전공의를 직접 만나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지난 6주간 국가적으로 전 국민에게 나쁜 직군으로 낙인찍힌 그들(전공의)에게 어깨를 내주고 두 팔로 힘껏 안아달라”며 “관용은 힘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고 윤 대통령 외에는 없다”고 했다. 이어 “전공의 1만3000명 중 대표 한 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주고 ‘젊은이의 생각을 미처 못 들었다’고 말해달라”며 울먹이기도 했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에겐 “윤 대통령이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보라”고 당부했다. 견해차가 있더라도 일단 만나서 논의해보라는 얘기다.
다른 한편에선 전공의들이 협상 테이블에 들어와 요구 사항을 밝히면서 협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의료계 집단행동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환자들이라는 게 의료계의 가장 큰 부담이다.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에 응답하지 않는 전공의들에 대한 부정적 여론도 커지고 있다. 서울에 있는 대형병원의 한 교수는 “사태 해결을 위해 누군가 나서야 한다고 할 땐 대표자가 없다고 하면서 정작 인터넷 커뮤니티에선 이탈자를 조리돌림하고 있다”며 “앞뒤가 맞지 않는 태도”라고 했다.
이지현/오현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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